블로그 부활

거의 2년 동안 방치되어 있던 블로그를 복구했다. 전부터 버리고 싶었던 백엔드/DB 구조를 걷어내고 정적 블로그로 마이그레이션했다. 3년 전의 나는 굳이 스택에 Go를 끼워 넣고 싶어서 Go 백엔드 + MongoDB로 개발했었는데, 지금 와서는 왜 그랬나 싶다. 편한 게 최고다.

3년 전 이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을 때에 비해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적어도 내 주위의 세상은 그렇다. 이제 나는 간단한 수정 외에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지 않는다. 이번 마이그레이션 작업도 다 합쳐봐야 이 블로그 글보다 짧은 지시문 몇 번으로 완성했다.

현대의 엔지니어들은 더 이상 기술 문제를 검색하지 않는다. 클로드 지피티 한테 물어본다. 나조차도 최근에 구글 검색보다는 클로드에게 더 많이 물어본거 같다. 이제는 검색까지 대신 해주니 참 편해졌다.

그럼에도 이 촌스럽고 영양가 없고, 누군가의 공부 노트보다도 못한 블로그를 굳이 부활시킨 이유는... 딱히 없다. 그저 학생 때, 형편없는 실력으로 한땀한땀 글을 쓰던 그때의 조금이나마 있었던 열정을 다시 되새기고 싶었나 보다 (여전히 개발실력, 글실력 모두 형편없긴 하다).

옛날 유행하던 기술 블로그처럼 공부 내용이나 코드, 명령어 복붙용 글들은 쓰지 않을 계획이다. 이제 뭐 클로드가 다해주니 그런 글에 의미가 있나 싶다. 대신, 종종 생각할 거리들을 들고와야겠다. 아키텍처에 대한 고민이든, 감명 깊게 본 영상이든, 일상이든.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마주친 고민이나 생각해볼 만한 주제도 좋고, 그동안 있었던 일 중 가져올 만한 것이 있다면 종종 가져오리라 다짐한다.

또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글을 쓰길 나 자신에게 바란다. 이번에 음악 듣기 좋아하는 친구들과 시작한 음악잡답회에 대해 써봐도 좋을거 같다.

학생 때 꿈은 좋은 엔지니어가 되는거였는데, 요즘은 그냥 뭐라도 되고 싶다. 그게 좋은 엔지니어든, 좋은 매니저든, 그저 좋은 동료나 친구이든.